인천국제인라인마라톤대회에서
무척이나 무더웠던 6월 3일 아침에 인천 국제 인라인 마라톤에 참가하기 위해 집을 나섰다.
인천공한으로 향하는 차안에서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오랫만의 드라이브를 즐겼다.
하지만, 대회운영본부의 미숙한 운영이 처음부터 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대회장소에 대한 안내 표시조차 되어 있지 않은 것부터 시작해서  출발지점의 협소함, 물을 달라는 말에 '완주' 하면 준다는 어이 없는 답변을 하는 진행요원들의 미숙함, 무더운 날씨속에 진행되는 대회이니만큼 충분한 물과 식염을 준비하여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것조차 모르는 대회본부를 보면서 정말 실망스러웠다.
회를 거듭할수록 나빠지고 있는 노면 상태 또한 정말 참가의 의미를 퇴색하게 만들었다.
내년에도 이렇게 운영할거라면 폐지하는 것이 오히려 국내 인라인 마라톤대회를 위해 바람직하지 않을까 라는 비난의 목소리를 먼저 전하며 지금부터 주행후기를 적어본다.

사실 인라인 마라톤을 하면서 상념에 잠겨서 달려보기는 처음이었다.
그동안 운동을 하지 많아서인지 초반부를 지나서 다른 그룹에 합류해서 달려 나갔지만 양쪽 대퇴부에 경련이 일어나면서 순간적으로 기권을 생각할만큼 힘들어졌다.
걷다가 달리다가를 반복하다 보니 어느새 최하위 그룹에 속하게 되었고 마라톤 참가 사상 처음으로 기권을 생각하게 되었다.
함께 달리던 상원씨 동호회가 반환점을 돌아 한참이나 앞서가고 있는 것 또한 기권에 대한 욕구를 일으키게 했다.
천천히 달려가며 이륙하는 비행기에 손까지 흔들어주는 여유를 부리며 후미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순간, 갑자기 후미에서 달려나오는 그룹이 있었다.
나도 모르게 그 그룹을 따라서 가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몸은 머리와 함께 순간적으로 반응을 했다.
아픈 발꿈치와 저려오는 대퇴부, 숨이 차올라오는 폐, 자꾸만 흘러내리는 땀은 어느새 잊혀졌다.
사점을 넘어선 듯한 편안함이 몰려왔고, 그때부터는 지면과 휠이 하나가 된 듯한 편안한 자세로 푸쉬를 해나갔다.
한참을 그렇게 달려가다 보니 앞쪽에 상원씨 그룹이 드디어 보이기 시작했고, 결승점을 1km 남겨둔 상황에서 추월하였다.

인생 또한 이런게 아닐까 싶다.
어느 순간 포기하고 싶고, 뒤쳐질 수는 있어도 인생은 끝까지 가봐야 아는 것이라고 말이다.
내가 포기 하고 싶을때 내 마음에 질주본능을 일으켜준 그분들처럼, 분명 지금 내 인생에 질주본능을 일깨워 줄 무엇인가가 나타나리라고 말이다.

아뭏든 어제 하루  따가운 햇살 아래에서의 외로운 마라톤이었지만, 한해도 빠지지 않고 어느 대회에 참가해서 완주를 하고 있다는 '내 자신의 성실함' 에 조금의 점수를 주고 싶은 하루였다.
몰래 찍기 하나몰래 찍기 둘몰래 찍기 셋

06 4, 2007 13:54 06 4, 2007 13:54
Posted by 마가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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