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번잡한 늦은 오후를 피해 선택한 곳은 스텐리였다.
스텐리를 가기 위해 센트럴 익스체인지 스퀘어 그라운드에서 260번을 탔다.
참고로 익스체인지 스퀘어와 IFC몰은 연결되어 있으며 1층에 6, 6X, 260(일명 직행) 번을 이용하면 리펄스 베이를 지나 스텐리로 가게 된다.
늦은 오후라서 그런지 길은 한가로웠다. 고개를 넘자 펼쳐지는 리펄스 베이의 풍경은 역시 홍콩 최고의 부촌다운 면모를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2층버스의 앞자리에 기대어 앉아있다보면 차창에 나뭇가지가 부딪히는 소리에 가끔씩 놀라기도 할만큼 좁은길을 버스운전기사가 운전해가는것이 마냥 신기할따름이다.
창밖으로 보이는 거리의 집들을 감상하다보면 어느덧 스텐리에 도착한다.
3번째 오는 곳이지만 이렇게 늦은 오후에 온 것은 처음이었다.
시장을 돌아다니다가 웹 디자인과 관련한 책이 눈에 띄어 3권을 구매하였다.
낯선 세상에서도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영어 단어가 'Web Design' 이라니 내 직업이라는 것은 어쩔 수 없는것 같다.
책을 들고 공사 소음이 심한 스텐리 바 거리를 조금 벗어난 방파제에 누워 눈을 잠시 감았다.
치열하게 일을 하고 그 이후에 찾아오는 휴식의 시간에 이런 느낌으로 꼭 다시 쉬어보리라... 감은 눈위에 내리쬐는 햇살의 따뜻함과 바람의 시원함, 그리고 파도소리를 다시 찾으리라...
이런 생각을 하면서 스텐리 바 거리를 걸어 '피자 익스프레스' 에서 저녁을 먹었다.
어제 먹고 싶었지만 먹지 못했는데, 스텐리에 있기에 무작정 들어가서 먹었다.
샐러드부터 피자, 그리고 단호박 스프까지 무난함을 넘어서는 맛이다.
왠지 사랑하는 그 사람이 있었다면 '보트 하우스'에서라도 한껏 멋을 내고 식사를 하고 싶기도 했겠지만...
피자를 먹고 예전 총독부 건물의 아름다운 조명속에 조용하게 자리잡은 '엘 씨드'에 가고 싶은 충동을 누르며 스텐리를 떠나왔다. 늦은 오후의 여유를 만끽하고 돌아온 센트럴에는 어느덧 밤이 내려 앉아 있었다.
12 5, 2007 22:05 12 5, 2007 22:05
Posted by 마가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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